결혼 정보 회사 급성장―지난해 500억 매출

명문 사립대를 졸업하고 현재 대기업 사장 비서실에 근무하는 박모 씨(29·여). 그는 몇 번의 연애와 친지를 통한 중매를 거쳤지만 마땅한 남편감을 찾을 수 없었다. 장녀로서 결혼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던 중 직장 동료가 결혼 정보회사를 통해 결혼에 성공한 것을 보고 용기를 내서 결혼 정보 회사 문을 두드렸다. 원하는 유형을 주문해 지금까지 네 차례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비용은 37만원. 아직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지만 약정한 10번 중 6번이 남아 있어 희망을 가져 본다.

박 씨의 사례에서 보듯 “마담 뚜”를 대신해 전문적인 결혼 정보 회사가 중매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 결혼 정보 회사들은 그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결혼 정보 업계는 90년 50억 원에서 지난해 5백억 원으로 매출액이 9년 만에 10배나 늘어났다. 현재 선우, 에코러스, 듀오, 위드 등 300여 개 업체가 전국 중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상태다.

이 같은 성공 비결은 중매에 철저한 “시장 원리”를 도입했기 때문. 회사는 체계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서로 원하는 유형의 남녀를 연결시킨다. “만남”에 나온 두 사람은 이미 수수료를 지불했고 중매자가 아는 사람도 아니어서 부담없이 자기에게 맞는 상대를 택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원리에 따른 결혼의 “결과”가 과연 “경제 논리”대로 맞아떨어질 것인지는 아직 검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출처: 1999년 4월 18일자 경향 매거진)